2019년부터 우리나라 도심의 길거리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공유 전동 킥보드 업체들이 하나, 둘 생기기 시작하였으며, 거리에는 공유 킥보드가 하나 둘 생기기 시작했다.
공유 전동 킥보드를 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저렴하고", "정체 없이",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이야기한다.
즉, 공유 킥보드라는 새로운 교통수단은 도시를 돌아다니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한 것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너무 많아진 킥보드 탓일까
넘어진 킥보드가 보행자의 보행을 방해하고 있거나,
킥보드를 타고 있는 사람이 보행자들 사이에서 튀어나오기도 하고,
자동차와 사고가 일어나기도 한다.
이러다 보니 지자체와 정부에서는 전동 킥보드에 대한 규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실제로 부산 해운대구에서는 인도에 주차된 전동 킥보드를 수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필자는 전동 킥보드(퍼스널 모빌리티)를 규제하는 것보다 변화에 맞게 도로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도시 계획을 세우고, 도로를 다시 정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단 면허, 안전 관련 규제는 필요하다고 본다.)
도대체 왜 킥보드들은 우리의 지금 도시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그 이유에 대해 이 글에서 이야기해보려 한다.
우선 이야기하기 전 용어에 대해 몇 가지 정리를 하고 시작하려 한다.
도로 : 보행자, 자동차 등이 다니는 큰길
퍼스널 모빌리티 : (personal mobility) 개인용 이동수단(자전거, 전동 킥보드, 스케이트 등)
라스트 마일 :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 마지막 1마일(1.6km) 정도의 짧은 거리
그 이유를 알아보려면 우선 도로의 발전에 대해 이야기해보아야 한다.
19세기 우리나라와 미국 샌프란시스코 도로의 모습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일제 강점기와 6.25 전쟁으로 인해 필자가 보여주고 싶은 부분의 사진이 없어 부득이하게 60년대 사진을 가져왔다.
옛 도로를 보면 인도와 차도에 대한 구분이 없었다.
심지어 트램 앞으로 아기를 안고 지나가는 모습까지 볼 수 있다.
이때까지만 해도 자동차와 보행자에 대해 도로 구분은 없었으며, 보행자와 자동차는 한 도로에서 함께 다녔다.
자동차와 트램이 있지만 보행자들에게 크게 방해가 될 정도는 아녔으며, 도로 또한 매우 넓어 자유롭게 다녀도 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우리는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산업의 발전으로 개인용 자동차의 소유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에 사람들은 인도와 차도를 분리하기 시작하였다.
이 시기 우리의 도로 환경이 만들어지기 시작했으며, 인도와 건물도 지금과 같은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즉, 지금의 도로는 19세기 말에서 20세기에 멈춰있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많은 사람들이 수도권으로 모이고 있으며, 시간이 지나면 지나면 지날수록 많은 사람들이 수도권으로 더 몰릴 것 이다.
거주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수도권에 교통 체증은 날이 가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지금보다 더 많은 인구가 거주하게 되면 지자체는 자동차의 이용을 줄이고, 대중교통 활성화 방법에 대해 모색해야 한다.
자동차의 이용이 늘어난다면 교통 체증뿐만 아니라 미세먼지와 환경오염, 주차문제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긴다.
실제로 런던에서는 이미 정체 시간에 자동차를 타고 도심에 진입하면 추가 요금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각 지자체 별로 대중교통 활성화 방안들을 내고 있으며, 서울시에서는 미세먼지 비상 저감조치를 취하고 있다.
서울에서는 자동차를 타는 것보다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는 것이 더 빠르기도 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도심에서는 자동차보다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다.
하지만 사람들은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특정 역에 내린다 해도 목적지까지 어느 정도 거리가 있다면 이동해야 한다.
이에 대체 교통수단으로 떠오르는 것이 "퍼스널 모빌리티"인 것이다.
특히 공유형 퍼스널 모빌리티(공유 자전거, 공유 킥보드 등)는 이런 라스트 마일을 이동할 때 가장 적합하다.
역에서 킥보드를 대여하여 목적지까지 이동 후 길거리에 반납하면 되기 때문이다.
가격도 대부분 15분 정도 이용에 1500 ~ 2000원 사이로 비교적 저렴하다.
그런데 이런 공유 킥보드를 포함하여 자전거 등 퍼스널 모빌리티들이
인도를 다니는 것은 괜찮을까?
우선 법을 보면
현행법상
자전거는 자전거 도로가 없는 곳에서는 특별한 이유가 없을 시 '차도'를 이용해야 하며,
전동 킥보드 또한 원동기장치자전거로 분류되어 도로교통법상 차도로 다녀야 한다.
이렇게 법이 있음에도 사람들은
왜 인도에서 자전거를 탈까?
왜 인도에서 킥보드를 탈까?
퍼스널 모빌리티를 도로에서 사용해본 사용자들은 이유를 안다.
아직까지 차도는 퍼스널 모빌리티가 다니기에 있어 매우 위험하다.
결국 자전거와 킥보드는 인도로 쫓겨났고
인도는 보행자와 퍼스널 모빌리티 사용자가 함께 사용하고 있다.
이렇게 자동차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교통수단이 나오고 있지만, 이것들을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도로가 마땅히 없는 것이 현 문제다.
도로가 자동차가 아닌 다른 퍼스널 모빌리티 사용자와 보행자들에게 더 좋고 안전한 환경을 제공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것이라 생각한다.
아직까지 도로는 자동차를 위한 것이다.
이제 우리는 두 번째 교통 혁신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변화에 맞게 도로도 변해야 한다.
자전거뿐만 아니라 퍼스널 모빌리티 사용자가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도로가 필요하다.
지금 같은 자전거 도로가 아니라 더 안전하고, 더 넓은 도로 말이다.
그 후에 전동 킥보드 또한 자전거 도로 진입을 허용해주어야 한다.
정확히는 자전거 도로가 아니라 퍼스널 모빌리티 도로가 필요한 것이다.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은 도로 다이어트를 통하여 새로운 도시 계획을 세워야 한다.
기존 자동차에 맞춰진 도로를 보행자와 퍼스널 모빌리티 사용자, 자동차가 모두 다 공존할 수 있도록 도로를 줄이는 것이다.
실제로 플로리다 시의 경우 4개의 차선을 3개의 차선으로 줄이는 도로 다이어트를 추진했다.
교통 혼잡을 염려하였지만, 실제로는 심각한 교통 체증은 없었다. 오히려 도로 다이어트를 추진하고 난 후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가 증가함을 볼 수 있었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자전거 문화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본 사진은 편집된 것이지만 실제로 이런 식으로 자전거 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다. 샌프란시스코의 경우 전동 킥보드의 자전거 도로 이용이 가능하다. (법적으로는 저속자동차)
환경 보호뿐만 아니라 퍼스널 모빌리티 이용에 있어 안전함, 그리고 도시의 여유가 보인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도로 다이어트의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
기존의 도로를 줄이고 보행자의 인도 확장, 자전거 도로 설치의 움직임이 있으나 아직까지 보행자와 퍼스널 모빌리티, 자동차가 공존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그랴'
도로 다이어트와 함께 보행자와 퍼스널 모빌리티를 위한 도로를 새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킥보드의 자전거 도로 진입 허용 등의 변화 또한 필요하다고 본다.
전동 킥보드를 금지시키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다.
도로를 다시 설계하고, 변화에 맞춰주어야 한다.
점차 많은 인구가 수도권에 거주하게 될 것이고, 도심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릴 것이다.
빠르게 변화를 받아 드려 도심의 정체를 최대한 줄인 완벽한 교통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도로가 자동차가 아닌 다른 교통수단에게도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면
새로운 변화들이 생기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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