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배워서 남주자. 여동엽 블로그
  • 배워서 남주자. 여동엽 블로그
  • 배워서 남주자. 여동엽 블로그
기타(생각, 잡담)

싱가포르 가는 비행기 안에서_완벽한 상황은 없다.

by Dong-Yeop, Yeo 2019. 6. 27.

2학년이 되고 모두가 기다려했던 날들이 있다. 바로 얼마 전 다녀온 해외현장체험학습이다.

기숙사 학교 안에서 쌓인 스트레스도 풀고, 친구들 끼리 재미있게 놀 수 있는 몇 안 되는 날 중 하나다. 그래서일까, 출발 일주일 전부터 짐을 싸고 출발할 준비를 하는 친구들이 많이 있었다.

다들 하나의 목적을 가지고 출발하는 것 같았다. 누구는 박람회에서 한 업체와는 꼭 이야기를 해야지부터, 친구들과 어떤 식으로 더 가까워 질까, 현지 문화에 대해서는 어떤 식으로 조사를 할까 등등.

학교에서 이야기 하는 것들은 공식적인 목적이지만, 다들 마음속에는 자신들의 목적을 가지고 가는 것이다. 그것이 자신의 마음을 위해서든, 공부를 위해서든, 취직을 위해서든 말이다.

나는 이번 여행의 목적은 3가지가 있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 많은 이야기들을 하면서 한국에서 하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이유를 찾는 것. 퍼스널 모빌리티가 싱가포르에서는 어떤 식으로 발전되고 있는지 현지 조사 및 인터뷰를 통한 정보수집.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가 어떤 식으로 살아야 하고, 내가 어떤 것이 더 중요한지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해 힌트를 얻기 위해서다.

그렇게 모두 하나 이상의 목적을 가지고 출발했다.

장차 6시간이라는 비행이 이어졌다. 많은 사람들이 잠을 자거나 동영상을 보며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나는 조금 달랐다. 하늘 위에서 인터넷이 되니... 처리하지 못한 일들을 하늘위에서 빠르게 처리하기 시작했다.

하다 보니 옆에 있는 사람도 비슷한 분야에 일을 나와 같이 하늘 위에서 하고 있었다.

어느 정도 하고 난 후 둘의 인생 이야기들이 펼쳐졌다.

언제쯤 내가 이 일을 하면 완벽할까. 내가 어떤 신분일 때 이런 일을 해야지 성공할 수 있을까. 언제쯤이면 내가 준비가 다 되었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서로 이런 창업시장에 움직임과 그 위에 있는 우리들의 내적인 고민들을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여행가는 하늘 위에서 일을 하는 우리가 서로서로 마음껏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이다.

함께 이야기 하다 예전에 생각했던 이야기가 곧 내가 찾고 있는 답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우리에게 완벽이라는 것이 존재할까? 완벽을 추구하는 사람은 있지만, 완벽한 사람은 없는 것처럼. 완벽한 상황도 없을 것 같다. 
항상 내가 원하는 대로 상황이 진행되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그런 일은 존재하지 않는다.

사람들에 내게 어떤 계기로 창업을 하게 되었어요.라고 묻는다면 솔직한 나의 대답은 사실 "어쩌다 보니 이렇게 창업하고, 이렇게 살아가고 있네요."이다.

특별한 일이 계기가 될 수도 있지만, 18년 살면서도 어쩌다 보니 한 일이 더 많은 것 같다. (누가 보면 40년은 더 산 줄….)

예전 나는 창업을 하기 전에 완벽히 준비된 상황에서 창업하려 했었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근 2년을 지내왔고, 그사이 이미 생각을 같은 생각을 하는 친구들은 무언가라도 만들어 팔아보면서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완벽이라는 것이 존재할까? 아마도 완벽히 준비된 상황에서 내가 창업을 한다면 평생 창업을 못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누군가는 이야기 한다. 너의 첫 번째 신분을 생각하라고. 너의 상황에서 지금 준비가 된 상황이냐고. 너는 아직 준비할 것이 많다고.

맞다. 아직 내 신분으로는 갈 길도 멀고, 준비할 것도 많다. 근데 말이다, 내가 준비하지 못했던 것들, 부족했던 부분들. 막상 해보니 하나씩 알 것 같다. 어려운 것도 아니고, 신분이 중요한 것도 아니다. 첫 번째 신분이 다 중요한 것도 아니고, 내 신분이 몇 가지여도 못할 것 어디 있을까. 내가 준비가 조금 덜되어도, 배울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을까? 생각해보면 우리도 자주 이야기하고 있다. "어차피 할 줄 알았으면, 진작 할 걸 그랬다.", "어려운 줄 알았는데 막상 해보니까 할만하다."

완벽하게 준비한 다음에 시작할 수 있을까? 아니, 우리에게 완벽한 준비가 존재할까?

아마도 평생 그런 순간은 오지 않을 것 같다. 뭐 그냥 저지르고 보는거다. 시도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 뭐든 저질러야 그다음 일이 있는 법이니까 말이다.

저지를 수 있는 용기와 패기.

이것이 내 여행의 첫번째 교훈이자, 성찰이 되었다. 

그렇게 이야기 하다 보니 어느새 싱가포르 근처에 도착하였다. 서로서로 마지막 일들을 끝내고, 다음을 기약하며 비행기에서 내렸다.

 

댓글